
나는 어느 날, 지인의 아이가 나에게 말을 거는 방식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대화는 거의 질문 없이 단답으로 끝났고, 단어 선택은 유튜브에서 자주 들었던 말투 그대로였다. 처음엔 ‘요즘 아이들 스타일이 이런가 보다’라고 생각했지만, 비슷한 연령대의 다른 아이들도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소통하는 것을 반복해서 보면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말하기보다 보기와 듣기에 익숙해져 있었고, 대화는 일방적이었다. 나는 그 순간 깨달았다. 영상 콘텐츠의 과도한 소비가 언어 능력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이 현상은 단지 어린 세대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심각했다. 나조차도 요즘 글을 쓸 때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고, 복잡한 문장을 쓰는 것이 점점 버겁게 느껴질 때가 많..